출산 2주를 남겨두고 코로나에 걸렸다. 34주 차에 코로나라니 욕이 절로 나옴. 4인실 방을 같이 쓴 한 산모가 코로나에서 양성이 나와 증상이 있는 산모들은 코로나 검사를 하기로 -_-; 사실 이 부분도 어이가 없었다.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는 무조건 다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병원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산모들이 병실에만 있는 것도 아닌데! “지침”상 증상이 있고 본인이 원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간호사와 전공의설명이 좀 어이가 없었다. 증상이 없으면 굳이 검사는 안 받아도 된다라는 말이잖아?

나는 코감기가 있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양성 판정받은 산모는 1인실로 격리됐다. 1인실로 이동되자마자 그 자리에 다른 산모가 오길래 이게 뭐지?? 잉? 싶었다. 적어도 소독을 하거나 시간이 좀 지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코로나를 감기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여긴 병원이고 산모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내가 극성인가 헷갈릴 지경!

내 맞은편 초예민산모는 2주 전부터 기침에 통화에 하루에도 수십 번 코를 풀더니 그녀는 음성이라는 결과에 어이가 없었다. 이 산모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데 저런 사람이 같은 학부모가 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
상식적으로 자기 몸이 안 좋으면 마스크를 착용하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병실에 오는 간호사들도 환자의 상태를 봤으면 미리 조치를 취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물론 다 임산부라 숨도 차고 힘들지만 적어도 나 때문에 다른 산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1도 안 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화가 난다.
결국 나도 오후에 1인실로 격리되었고, 뱃속에 있는 쑥튼이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재작년 코로나를 경험했을 때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숨만 쉬어도 힘든 상태에서 코로나라니,, 그 산모도 밉고 병원 시스템도 욕 나옴 ㅡㅡ 다행히 (아직까지는) 열이 나지 않고, 목이 따끔하고 콧물만 나오는 정도?

하루에 4번 나오는 코대원! 지난번 감기 걸렸을 때도 처방받은 약인데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약을 받자마자 또 울컥+짜증! 아 태교에 안 좋은데,,, 마인드 컨트롤 쉽지 않다


방 앞에는 이런 표지판이 부착되어 있고 정수기에 물
뜨러 갈 때마다 눈치 보임; 나 때문에 다른 산모나 환자분들이 피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짧은 동선으로 물만 떠오고 있다.
현재 자궁수축으로 라보파(유보파)를 달고 있고, 사람들마다 부작용이 다르지만 나의 경우 열감이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수축이 있을 때마다 얼굴에 압이 차면서 열이 확 나고+식은땀이 흐르는데 코로나 역시 같은 증상이라 증상만 보고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주치의 선생님이 회진 오셨을 때 역대급으로 질문을 한 것 같다.
1. 이 시점에 코로나에 걸렸는데, 태아에게는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2. 열이 나면 해줄 수 있는 처방은 타이레놀뿐인가요?
미열의 경우 타이레놀이 처방되고, 고열이면 수액을 달게 되는데 열이 나는 것보다 이게 태아에게 안전합니다.
3. 저는 수축이 올 때마다 얼굴에 열이 올라오구요. 라보파 부작용도 열감인데 코로나 고열이랑 구분을 못하겠어요
다르긴 한데요. 열감이 느껴질 때마다 체온을 측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뭔가 애매한 의료인의 답이었지만 어찌 됐든 고열은 태아에게 안 좋으니 스스로 이게 수축으로 오는 열인지 코로나로 생긴 열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만 쓰는 혈압계와 체온계가 올려져 있었는데! 겨드랑이로 측정하는 체온계라 2시간에 1번씩 셀프로 확인 중이다. 물론 간호사선생님이 혈압과 함께 측정을 해주시지만 내 몸의 증상은 내가 더 잘 아니까 체온계를 옆에 두기로!

여러모로 짜증 나고 극대노의 날이었지만! 그래도 1인실이라 잠도 편하게 자고 오랜만에 안대 없이 푹 잔 것 같다. 그래봤자 5시간 잤지만^^ 1인실이라 좀 적막하지만 누군가 코 푸는 소리에 깨지도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좋은 점만 보려고 하는 중
그리고 맘카페에서 다인실 후기를 보면! 다들 답답한 사람이 1인실을 가야지~라고 말하는데,, 코를 골거나 작은 소음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니라 공용공간에서의 기본적인 매너들을 지키는 건 기본 상식 아닌가? 안정을 취해야 하는 고위험 산모들이 모여있는 공간인데… 몸이 안 좋으면 마스크 착용하시고요. 긴 통화는 나가서 하시고요. 다른 산모를 조금이라도 배려해주길

하 분이 안 풀려!! 그냥 내가 운이 안 좋았다,, 액땜했다고 생각해야지🙏🏼 이제 컴다운하면서 남은 1-2주 잘 먹고 잘 자야겠다. 격리기간 동안 1인실 잘 누려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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