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8주 시모상,, 보고싶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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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기

임신 28주 시모상,, 보고싶은 어머니

by 자스-민 202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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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렀던 임신계획.. 끝내 우리 쑥쑥이 튼튼이를 보지도 안아보지도 못한채 시엄니께서 10월 26일 하늘의 별이 되었다.

10월 26일 오전 5시,,
이상하게 아침일찍 눈이 떠졌다. 매번 연애기사와 육아용품 핫딜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나도 모르게 사진첩에 들어가 어머님과 찍은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급하게 집에 온 남편을 보자마자 이게 꿈인가 싶었다. 뭐지? 오빠가 왜 이 시간에 집이지? 무ㅏ야이거…???

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뭐가 그리 급하셔서 빨리 가셨을까,,, 하염없이 울다가 친정엄마랑 통화를 했다. 나도 모르게 엄마 어떡하냐고 엉엉 울었더니  “울지말고 유서방을 잘 챙겨라. 얼른 정신차려” 라는 엄마의 이성적인 말에 정신이 번뜩! 급하게 짐을 챙겼다.

우선 오늘 울대 산부인과 진료를 다음주로 변경했다. 그리고 수건, 면도기, 휴대폰충전기, 상비약, 겉옷, 속옷, 양말등을 챙기고 미리 어머님 영정사진을 신청해둔 사진관에 갔다. 이때까지만해도 실감 1도 안나고 사진인화 기다릴 때까지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도 먹었다. 커피도 먹었네,,(머쓱)


오후 3시
오랜만에 오는 하늘공원.. 할머니 장례식장 때 왔는데 여길 또 왔네~ 다신 안오고 싶었는데 ㅠㅠ 실감나지 않았다. 급하게 상주옷을 입고 직원분이 오셔서 설명을 해주셨다.


입관식은 참여하지 않았다. 입관에 참여한 아버님, 아주버님, 형님, 남편은 눈이 퉁퉁 부운 채로 들어왔고 조문객들이 오기 시작하자 비로소 아,,, 실감이 났다. 누가봐도 만삭인 나는 어딜가나 눈에 띄었고 ㅠㅠ 가족들의 배려로 계속 앉아서 쉬라고 했지만 쉬는게 더 맘이 불편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조문객이 올때마다 음식을 챙기고 음료를 드리고 그러다보니 다들 걱정,, 저는 괜찮은데요 진심ㅠㅠ



오후 10시
어차피 평소에도 잠다운 잠도 못잤는데 어쩌다 ㅜㅜ 집에 와버렸다. 아버님 친구분이 데려다주셨고 다음날도 태어다주시기로 했다.

집에와서 씻고 정신차리니 12시,, 누웠는데 오늘따라 태동이 격하다. 애들을 생각해서 얼른 자야지 눈을 감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다. 어쩌다보니 새벽 3시,,  갑자기 어머님이 보고싶다. 항암 받으실 때 죽이라도 몇번 더 끓여드렸어야했는데,, 연락 자주 드릴걸,,

보고싶은 울 어머니!



고생만하다 가시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해요. 뭐가 그렇게 급하셔서 쑥튼이 보지도 못하고 빨리가셨어요.

아프신 와중에도 항상 아버님 아들 챙기시는거보고 엄마란 어떤 존재일까 늘 생각했었는데 임신하고 막달이 다 되어가니 어머님 마음을 아주 조금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임신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다리셨을텐데 너무 늦게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태몽에 이어 성별까지,, 어쩌면 우리 쑥쑥이, 튼튼이는 어머님이 주신 선물같아요.

홀로 남은 아버님,,
살가운 며느리는 아니지만 연락 자주 드리고 잘 챙길게요. 그리고 어머님과 성격도 외모도 감성도 너무나도 닮은 작은 아들! 제가 잘 챙길게요. 가끔 오빠가 속 썩여도 어머님 생각해서 참으려구요.

2019년, 어머님께 처음 인사드리러 갔던 날도 10월이었어요. 꽃다발 들고 핑크뮬리에서 찍은 사진이 어머님이랑 찍은 첫 사진이더라구요.
그러고보니 10월에 어머님이랑 나눴던 추억들이 많더라구요. 절에도 가고 울산대공원 피크닉도 떠나고,,, 사진첩에 있는 사진들을 보니 다 10월이었어요.

결혼 후 아무 연고 없 타지살이로 외로울까봐 연락도 먼저 주셨는데 애교없는 며느리라 죄송했어요. 그럴때마다 부산 여자는 원래 그렇다고 제 편이 되어주셨을 때 얼마나 든든했는데요~ 어머님이랑 나눴던 추억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공원을 가거나 평소 좋아하셨던 이문세나 정용화 노래를 들으면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그곳에서는 아무런 걱정마시고,, 눈치도 보지마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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