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짐작은 했지만) 1차 인공수정은 성공하지 못했다. 인공수정 10일 차부터 임테기를 확인해 봤고, 빼박 1줄이었지만 생리주기가 평소에 긴 사람은 착상도 늦겠지라며 약간의 기대를 했던 것 같다. 말로만 듣던 증상놀이를 직접 경험하니 멘탈이 탈-탈 털렸다.
2023.04.08 - [일상기록/임신일기] - 인공수정 일자별 증상놀이 (생리통/착상통)
인공수정 일자별 증상놀이 (생리통/착상통)
사진보다 글이 많은 나의 1차 인공수정 후기! (주절주절) 우울했다가 기대했다가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내 기분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주변에서 시험관시술을 한다고 했을 때 안타까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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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 16일 차인 오늘은 임신 확인 혈액검사가 있는 날이다. 그리고 병원을 가기 전 생리가 터졌다. 오히려 생리가 터지니 개운했다곤 할까..(?) 물론 임테기 1줄을 확인하는 지난 일주일은 우울증 환자처럼 하루를 버텼지만, 막상 생리가 터지니 그래 이건 새로운 시작이라는 좋은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인공수정 실패, 그리고 싹- 정리하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부지원 조회를 해봤지만 우린 해당사항 없음! 인공수정 1차는 끝났으니 이제 탈탈 털어버리고, 시술비용을 체크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느낀 점도 많았다. 임테기는 최대한 늦게 사용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고^^ 증상놀이 덕분에 내 몸 상태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다. 생리 전에는 가슴이 아팠었구나.. 그동안 참 둔하게 살았구나..
그리고 생리 당일인 오늘!
생리를 했는데 굳이 임신확인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어찌 됐든 다음 시술을 결정해야 했다. (인공수정 2차냐 시험관이냐) 생각보다 덤덤한 마음으로 내원했다. 접수 후 데스크에서 소변 용기를 주셨지만..
저 생리해요 (속닥속닥)

정부지원을 받는 경우 혈액검사까지 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난 정부지원이 안 되는 케이스라 굳이 혈액검사를 해야 하나 싶었다. 주사실에서도 다음 차수에 시술 생각이 있냐고 여쭤보셔서 난 있다고 대답했다. 만약 시험관으로 결정하면 혈액검사를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원장님 진료를 먼저 보고 오라고 하셨다.
월요일이라 사람이 많았고 기다림 끝에 진료실에 들어가 배란초음파를 봤다. 생리 중 배란초음파는 진짜 끔찍하다. 서로가 민망하고 불편함 그 잡채임 ㅠ.ㅠ 초음파 확인 후, 원장님께서는 그냥 시험관을 해보자고 하셨다.
시험관 합시다!
원장님께서는 겁먹지 말라고.. 내가 어떻게든 애 만들어 준다고! 임신 잘되니까 잘해보자라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주르륵 나왔다. 나는 계속 입술을 깨물고 참았지만 마스크 사이로 눈물이 뚝뚝뚝! 생리터진 오늘 당차고 용감하게 병원에 왔는데 원장님 방 안에서 그렇게 눈물이 날 줄 몰랐다. 진료실에서 나오자마자 대기실 뒤편에 있는 정수기로 달려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눈물을 닦았다.
울음을 그치려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그 와중에 언니가 자기 쿠션 샀다고 자랑 ㅋㅋㅋㅋㅋ 병원 온 것도 모르는데 재잘재잘 언니 덕에 좀 웃었다
원래는 생리 2-3일 차에 남편과 내원해서 시술을 결정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마음정리가 더 빨리 되었다. 진정이 된 이후에 데스크에서 수납을 했다. 진료비(소변검사+혈액검사+심전도+주사처방 등) 약 12만 원이 나왔다!
다음 진료를 예약했는데 하필 금요일, 토요일은 1년 만에 떠나는 가족여행이라 취소할 수가 없었음(타이밍 무엇,,,?) 목요일이나 월요일은 어려울까요라고 애걸복걸했고 ㅠㅠ 다행히 월요일에 진료를 보기로 했다.
다음 진료 예약과 수납을 마치면 위 사진처럼 순서 안내와 소변컵을 주신다. 시험관 시술을 결정했다면 진료를 먼저 본 후 소변검사, 혈액검사, 심전도, 주사설명을 듣는다. 난 오늘 혈액검사만 하는 줄 알았지 이런 검사를 진행하게 될 줄이야.. 예상치 못한 스피드에 당황했음. 반지, 팔찌, 목걸이, 시계를 급하게 주머니에 주섬주섬 넣었다. 소변컵을 받고 주사실에 넣은 후! 주사실 옆에 있는 혈압측정기로 혈압, 맥박, 몸무게를 기재했다.
다 작성 후 주사실에 제출하고 혈액검사(피 뽑기)를 했다. 그리고 생리 3일 차부터 내가 맞아야 하는 주사(고날에프, 가나레버)와 주사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고날에프는 생리 3일 차부터 7일 차까지 맞고! 가나레버는 7일 차에만 1번 맞으라고 하셨다. 생리 8일 차에는 진료를 본 후 상황에 따라(난포크기, 개수 등) 주사 용량이 달라진다고 하셨다.
인공수정 때는 가니레버만 맞았던 것 같은데 주사가 늘어났다ㅠㅠ 주사 설명을 듣고 바로 귀가인 줄 알았으나!! 주사실 옆에서 5분간 상담을 받는다. 시험관 시술 관련 동의서(배아생성 동의서, 시험관 시술 동의서)에 서명하고, 주의사항에 대해 하나씩 설명을 해주셨다. 아직까지는 서툰 시험관 시술 용어들.. 3일 배양이 뭐고 5일 배양은 또 뭐고 배아글루는 뭐라는 건지 멘붕이었다...
차 타러 가는 길! 오빠한테 전화를 하다 울어버렸다. 씩씩하고 덤덤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그냥 말을 하다 보니 눈물이 나왔다ㅠㅠ 근데 오빠도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 이미 돈도 냈고! 결정도 했고! 운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갑자기 T본능 발동)
차에서 너무 울어서 머리가 아팠는데 마음은 개운했다.
집에 가서 주사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기분 전환하러 태화강국가정원 스벅에 갔다. 이럴 때.. 타지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확 느껴졌다. 부산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애써 기분전환을 하려고 노래를 틀었는데 어쩌다 페퍼톤스 노래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급 힐링 ㅋㅋ 노래 하나에 이렇게 기분이 바뀔 일인가..?
누구에게나 처음은 힘들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처음만 힘들었던 것 같다. 힘든 시간을 지내면서 분명 얻은 것도 많고 내 마음도 단단해졌단 말이지! 시험관을 하면 몸도 지치고 마음도 힘든 순간이 오겠지만 원장님 말씀처럼 별거 아니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곧 머지않아 올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자라는 말은 차마 못 하겠다 ㅠㅠ 왜냐면 마음을 비우는게 세상에서 젤 힘든일이란걸 이번에 경험했거덩... 그냥 별 거 아니다 별 거 아니다 계속 되새기다 보면 진짜 별 일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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